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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생활의

중심이 고양이였다.아침에 눈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신경 쓰이고 마음을 주게 되는 존재.​​그때 사진첩을 보면정말 하루 종일 춘동이랑 놀던 것밖에 없다.​​그리고 열흘째쯤부터는임시보호가 아니라 입양을 하면 어떨까생각하게 됐던

것 같다.​​집에도 익숙해지고티비도 같이 보고,뭘 해도 혼자가 편했는데혼자가 아니어도 괜찮은 시간들이었다.​​며칠 뒤, 임시보호를 약속한 기한이 끝나면춘동이는 선배 네로 가기로 되어있었다.​춘동이를 처음 구조한 사람이기도 하고이미 반려묘와 같이

살고 있는 사람이기도 해서고양이가 살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 줄 것 같았다.​​고양이를 귀여워하는 나에게이참에 입양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선뜻 승낙하지 못했다.​아이들에게 부모가 필요하듯,이 조그만 고양이에게도그런 손길이 필요한

것이리라 생각했다.​​이상하게 잠자는 모습을 볼 때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.​내가 사는 이 환경에 같이 살아도 괜찮을까,아니면 더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크는 게 나을까,하고 말이다.​​나도, 이 작은

고양이도이제 서로에게 꽤 편해졌다는 사실이조금 불편했지만서도.​​생명의 무게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.​그것은 생각보다 더 커다랗고오랜 시간일 것이라,쉽게 마음먹기가 어려웠다.​'나에겐 너무 무겁다.'그렇게 결론지었다.​​춘동이를 보내기로 한 날에는아쉬운 마음에 계속 안고

있었다.​​그날 저녁에반려동물 전용 운반 택시를 불러 보내주었다.아직 많이 남은 사료와 장난감들도 같이 보냈다.​좌석에 넣어주었을 때 주변을 조금 두리번거렸지만그날따라 춘동이는 얌전했다.빼꼼 내다보는 눈빛에마음이 짓무른 과일마냥 뭉그러졌다.​​친구들이 놀다가

돌아가면시원한 마음이 들고분주하게 집을 정리하곤 했는데,​보름 정도였지만같이 먹고 자고 한 존재를 보내고 나니마음이 허전하고 어떤 것도 정리하기가 어려웠다.​식기와, 갖고 놀던 리본 같은 것들도다음날 낮이 되어서야 정리했다.​​까맣게

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던 존재,집에 있는 시간 동안 몸을 맞대고 있던 존재,생명과 책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존재,​춘동이와 지낸 시간들을,작고 병들었던 고양이를 임시보호한 경험을오래오래

잊지 못할 것이다.​끝.​